재계에는 장교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다수 포진해 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전 SK그룹 회장)은 서울대 ROTC 1기생으로 고참에 속한다. 같은 그룹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은 연세대 ROTC 10기다.
현대중공업 오너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한나라당 전 대표)은 서울대 13기 ROTC 출신으로 정재계를 넘나들고 있다. 허영호 LG이노텍 사장도 서울대 ROTC 13기로 정 이사장과 동기생이다.
특히 삼성그룹은 장교 출신 CEO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이다. 삼성의 전현직 CEO 중에선 유독 ROTC 출신이 많다. 삼성의 전현직 ROTC 출신 CEO들이 모여 '이건희 사단'의 글로벌 경영신화를 일궈냈다. '관리의 삼성'을 키운 것은 ROTC 출신 경영자 덕분이라는 평가도 과언이 아니다.
이상완 삼성사회공헌 위원회 사장(한양대 11기)과 이기태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인하대 9기)이 ROTC 출신이다. 두 사람은 삼성전자를 '정보통신(IT)의 글로벌 황제'로 등극시킨 1등 공신으로 손꼽혀왔다. 이기태 전 부회장은 '애니콜 신화'의 주인공이며 이상완 사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한 삼성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시대를 연 경영자다.
삼성전자를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 업체로 키운 황창규 전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현 지식경제R&D 전략기획단장)은 서울대 졸업 뒤 해군장교로서 사관학교 교관까지 지낸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그는 메모리 용량이 매년 2배씩 성장한다는 '황의 법칙'으로 세계 반도체 교과서를 새로 쓴 인물이다. 구학서 신세계 회장은 연세대 ROTC 8기 출신이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서울대 9기)과 이상대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고려대 9기)은 동기생으로 군 시절 고락을 함께했다. 지난 1969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삼성맨으로 활약했던 허태학 전 삼성에버랜드 사장(경상대 5기)도 ROTC 출신이다.
철강, 식품, 금융, 제약 업계도 ROTC CEO들이 수두룩하다. 철강업계 라이벌인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서울대 4기)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연세대 14기)도 ROTC로 군 생활을 마쳤다. 제약업계에서는 이윤우 대한약품 회장(성균관대 5기),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연세대 17기)이 모두 ROTC 인맥이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회장은 한국외국어대 ROTC 7기 출신이다.
피자 업계도 ROTC 출신 CEO들이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은 단국대 ROTC 10기생으로 오광현 도미노피자 회장(성균관대 20기)보다 10년 선배지만 업체 간 매출 경쟁은 치열하다. 금융권에서는 이인호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연세대 ROTC 출신이다. 또 하이투자증권(옛 CJ투자증권)의 서태환 사장이 서울대 ROTC 15기다. 교육계에선 강영중 대교문화재단 이사장이 건국대 ROTC 10기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