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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안먹구 안쓰는 일본청년새대

작성일 : 2017-06-07 18:26
조회수 : 11
작성자 : admin
한경비즈니스

日, 안 보고·안 먹고·안 사는 20대

입력 2017.06.07. 10:07 댓글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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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
자동차·술 소비 줄이는 일본의 청년들…이유는 ‘금전 부족’




(사진)일본 청년의 소비 이탈 추세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오사카 도톤보리 인근의 카페 겸 서점 전경.(/전영수 교수)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청년은 희망이다. 이런 점에서 인구 변화는 한국 사회의 대형 악재 중 하나다. 최초로 후속 세대의 핵심 인력인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고령자가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당장은 괜찮다. 일본이 유사 상황을 겪었던 1994~1995년과 한국의 2017년은 여러모로 다르다. 비슷한 불황이지만 한국은 청년실업이 훨씬 극심한 반면 주택 경기는 버블 운운과 거리감이 있다. 인구 감소의 우려를 둘러싼 후폭풍이 일본보다 덜하다는 얘기다. 

◆소비재 구입 줄이는 日 청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좌절은 비슷하다. 한정 자원을 기성세대가 독점하며 후속 세대에겐 상대적인 기회 부여가 인색해서다. 경비 절감형 경영전략에 따른 저임금·비정규직이 청년 그룹의 패배·박탈감으로 연결된다. 

구직 포기를 선언하는 후속 세대도 많다. 열심히 일해도 선배 세대보다 나아질 기미가 적다는 공감 형성은 이들에게서 향상심(向上心)을 박탈한다. 시장에선 청년 실망이 구체적이다. 아베 정권 이후 경기가 개선된 일본조차 청년 실망은 사회문제다. 

2배를 웃도는 유효구인배율(구인÷구직)로 청년 고용이 개선됐지만 일자리 미스매칭과 비정규직이 많아 가처분소득은 고만고만하다. 이 때문에 청년 위주의 소비 시장은 아직도 한겨울이다.    

청년 그룹의 지출 억제는 일정한 소비 패턴으로 나타난다. 일본에선 이를 ‘청년의 ○○이탈’이라고 명명했다. 청년 연령에 걸맞은 특유의 소비 본능이 억제되면서 기성세대 때는 잘 팔렸던 소비 품목 위주로 직격탄을 맞았다. 

자동차를 비롯해 고가의 전자기기 혹은 자가 등이 대표적이다. 청년이면 자연스레 올라탈 인생 궤도에서의 이탈 현상이 본격화된 결과다. 연애·결혼·출산 등 인생 경로의 거부·포기가 생산·소비 주체로서 기대되던 청년 지출의 패턴을 바꿔 버린 것이다. 

청년 그룹의 지출 거부가 적용되는 소비 대상은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소액 품목조차 이탈 추세가 본격화된다.  

이탈 대상은 무차별적이다. 구매 능력과 의지가 확연히 떨어진 내구소비재는 물론 이젠 생활 전반에 걸친 제품, 서비스의 청년 이탈까지 가속화된다. 신문·외식·범죄·음주·외출·후식 등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다. 공통점은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품이 아니란 점이다. 

생활에 불필요한 곳에 돈을 쓸 여유가 없을 뿐 생필품까지 소비 이탈이 확산되지는 않는다. 즉 일본 청년에게 ○○는 일종의 기호품으로 인식된다. 없어도 살 수 있으니 줄어든 소득에 맞춰 기호품부터 지출 억제에 나서는 식이다. 

가령 과일은 값은 비싼데 1주일만 둬도 먹지 못한다는 낮은 가성비가 이탈 원인으로 거론된다. 대체재가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신문처럼 인터넷이란 강력한 대체 수단이 등장할 때다. 게다가 인터넷처럼 해당 대체재가 청년 선호에 유리할수록 이탈 감도는 거세진다. 



◆‘탕진잼’으로 나타나는 韓 청년 소비 

내구소비재의 선두 주자인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일본자동차공업회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차가 없는 20대 청년의 60%가 구입 계획이 없다. 

이와 관련해 한 잡지에 게재된 칼럼이 상당한 반향을 낳았다. 정년 근처의 필자가 빨간색 스포츠카를 구입할 때 딜러와 나눈 얘기를 썼는데, 꽤 충격적인 스토리였다. 딜러에 따르면 필자가 구입 고객 중 가장 젊은 고객이라고 증언했다.
 
3040세대 중 차를 사는 사람은 단순한 이동 수단일 뿐 스포츠카에는 흥미조차 없다는 설명까지 붙었다. 논란은 “젊을 때는 멋진 차에 여자를 태워 달리고 싶지 않은가”라는 의문이었다. 

딜러의 답은 “요즘 젊은이들은 스포츠카는커녕 애초 차를 사지 않는다”고 했다. 필자는 대학 시절 조금만 아르바이트를 하면 차를 살 수 있었다는 기억까지 소개했다. “취미가 드라이브”라는 친구도 많았다고 했다. 

반응은 싸늘했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면서 ‘노해(老害)’란 말까지 떠돌았다. “사지 않는 게 아니라 살 수 없다”, “어느 시절 얘기인지 정신 차려라”는 비난까지 쇄도했다.  

TV 시청도 그렇다. 최근 20대 TV 시청은 선배 세대보다 확연히 적어졌다. 시청 시간이 다른 미디어에 비해 길다는 점에서 TV의 영향력은 건재하지만 2017년 기준으로 20대 남성은 ‘TV 시청 <인터넷 이용’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닛세이기초연구소에 따르면 TV와 인터넷의 주당 이용 시간은 2005년 각각 1000분·200분에서 2017년 각각 600분 정도로 수렴·역전될 전망이다. 역으로 통신비는 버블 경제기보다 2배나 늘었다. 20대가 인터넷에는 시간도 돈도 아끼지 않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는 것을 뒷받침한다. 

무엇보다 정보기술(IT)의 진화로 인터넷만으로 가성비가 월등한 대체 소비가 적지 않다는 점이 한몫했다. 대량의 무료 정보와 편리한 애플리케이션 덕분에 돈을 쓰지 않고도 편리한 소비 대상이 많아진 결과다. 

자동차는 대출 이탈과도 맞물린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20~24세 평균 급여는 1992년 약 300만 엔으로 최대치를 찍은 후 하락해 2015년 271만 엔까지 줄었다. 호황일 때는 ‘월급은 오르는 것’이란 상식 덕에 돈을 빌려서라도 차를 사는 청년 인구가 많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구입 목적도 달라졌다. 과시용이 아닌 실리용이 태반이다.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실제 2015년 차량 구매자 중 60%는 남성이며 70%는 40대 이상이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중상위 계층 중·고령 남성이 차량 구매의 절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온다. 

구매뿐만 아니라 보유 과정에 상당한 유지비가 든다는 점, 지하철 등 도심 권역에서 대중교통이 좋아졌다는 점, 기성세대와 달리 취미가 다양해졌다는 점도 구매 이탈의 원인이다. 

청년그룹의 소비 이탈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소비 시장이 얼어붙을 때 시장·기업·언론이 청년의 소비 이탈을 내세워 변명거리를 찾는다는 분석도 있다. 기성세대가 젊었을 땐 이렇게 썼다는 투의 자랑거리로 보이면서 청년 반발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무시하긴 어렵다. 작은 징조에서 큰 추세 변화의 힌트를 얻는 법이다. 한국에서 청년 그룹의 유사 비유는 있다. 소비력이 적고 스트레스가 많아 이를 역설적으로 빗댄 ‘탕진잼·시발비용’ 등이 대표적이다. 공통점은 핍박 소비다.